Wednesday, 6 May 2015

나는 틀릴 수 있다 / 노하덕 칼럼


호숫가를 걷다 하이얀 물체 하나에 눈이 멎는다.
조그만 물새가 날아와 남기고 간 알 같기도 하고
어린이들이 볼에 물려도 맛있어 보이는 시리도록 흰 캔디(?)같기도 하고
반짝반짝 은빛나는 백설탕의 둥근 덩어리(?) 같기도 한,
그 무엇이라고 말해도 그렇구나 선뜻 받아 들
조약돌 하나를 손에 쥐어본다.

누군가
테임즈 강 가를 거닐다가
황금 빛이 나는 모양이 너무 아름다워
선뜻 집어 든 돌맹이!
솜덩어리처럼 가벼움에 황당했단다.
실상은 돌이 아니라 스폰지가 강물에 떠내려 오다
이리저리 돌맹이처럼 다지고 깎여
어엿이 돌의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리라.

돌처럼 생겼어도 돌이 아니구나.
캔디처럼 보여도 캔디가 아니더니.....  .

이렇게 보면
사람들의 눈에 그런 것처럼 인식되는 일들이
그리고
눈에 보이는 걸 따라 이루어지는 판단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다.
더구나 그것이 인간 내면의 일에 있어서랴.

내가 보는 것들이
얼마든지 사실과 다를 수 있는데
나처럼 살지 않으니 악이다
독선을 갖고
때로는 정죄를 하고
살아온 나날이 얼마인가!

아메리카 땅에 도착한 백인들이 서부 신화를 이루었다고
환호하며 서부로 서부로 개척사를 써갔지만
완성된 책은 '원주민 멸망사'
뽑아내 버려야 할 잡초들로 생각한 인디언들은
사실 저들과 같은 심장을 가진 형제들!
햇살에 녹은 눈처럼 사라진 피만 스며든 그 자리에
교회당을 세우고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울리던 평화의 종소리!
그 아픈 십자가 첨탑이여!


이렇게 보면
사람들의 눈에 그런 것처럼 인식되는 일들이
그리고
눈에 보이는 걸 따라 이루어지는 판단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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