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9 January 2020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콩밭에서 콩서리하고
밀밭에서 밀을 잘라 구워먹노라
불놀이하던 어린 시절
 
장작을 모아두고 불을 지피노라면
불씨는 늘 소중하였어.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겨자씨 만한 불씨 보여도
잘 마른 지푸라기들을 모아서 그 불씨 위에 쌓았지.
조심조심 입으로 후-
 
남아있는 불씨는 조금씩 그 불씨의 영역을 넓혀 가고
타오른 불은 이내 마른나무에 옮겨 붙고,
마침내 장작까지 태웠어.
축축이 젖은 장작까지.
 
'너희에게 겨자씨 만한 믿음이 있으면
이 산더러 들리어 저 바다에 던지우라 하면
그대로 될 것이요'
 
이런 큰 말씀을 읽노라니
자꾸만 어린 시절이 생각나네.
 
--
그 작은 믿음을 불어 살리시느라
얼마나 입술이 마르실까!
연기만 피워내는 내 작은 믿음 때문에
너무너무 눈이 매우실 꺼야.
 
내 믿음은 비록 작지만
겨자씨만큼도 되지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걸 소중하게 생각하시나봐.
불씨와 같이 붙드시고
그 불씨와 같은 내 작은 믿음으로도
하나님의 장작들을 태우시고,
생나무와 같은 불신자들까지 태우시고
교회를 이루어 가시려나 봐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에너지로 쓰시려나 봐.
 
'나에게 겨자씨 만한 믿음이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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