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16 February 2015

에필로그

누님이 저를 사랑하는 것만큼이야 누구를 사랑할 길이 없지만 
어릴 적부터 50년을 누님의 사랑 속에 자라다 보니 
저도 사랑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 
어느 정도 알게 되었습니다. 

누님의 사랑은 나의 핏줄에까지 흘러
어린 아들 “위로”도 고모는 제일 좋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 말이 저에겐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어제는 암 환자들을 돕는 자선 단체에 자기가 모은 돈 얼마를 보낸다고 법석입니다.
그렇게 하면 고모가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봐요.

말이 되는지 모르지만
저의 소원 중 한 가지는 
이 세상을 떠날 때
누님의 환송을 받으며 하나님께 가고 싶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간 까닭인가요?

그런데 누님의 건강이 안 좋으시다니…….
저에겐 참 견디기가 힘이 듭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아니 어머니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을 때도 
이렇게까지 마음이 약해지진 않았는데…….
제 머리 위의 흰머리 수만큼이나
저도 늙은 것일까요?

누님, 
아무리 불러도 싫증이 나지 않는 누님!

어젠 눈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내 원수에 대한 나의 원한을 풀어 주소서!” 하고

기도를 해도 눈물,
설교를 하려 해도 눈물,
누님 생각만 하면 자꾸만 눈물이 떨어집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내 개인적인 슬픔 때문에 
하나님 말씀 선포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하면서도
몇 번이나 설교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누님도 아플 수가 있었는데
제게 누님은 아파서도 안 될 사람이었습니다.
늘 돌보는 일만 하셨기에
누님도 돌봄을 받으셔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좀더 생각이 깊지 못한
무심한 동생을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누님,
승리하십시다.
누가 누님을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가 있겠습니까?

사망아, 너의 이기는 것이 어디 있느냐?

저도 나약한 마음을 추슬러
누님을 위협하는 사망의 권세 앞에 정면으로 마주 섭니다.
영원히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렵니다.

저는 주님의 약속을 믿고 있습니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저희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 
……속히 그 원한을 풀어 주시리라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눅 18:7-8)
물으시는 주님께 
우리의 믿음을 올려 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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