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1 May 2015

여기 수건이 있습니다 / 노하덕칼럼

땀을 닦으세요.
여기 수건이 있습니다.


기도 가운데,
하나님 말씀을 전하시면서,
찬양을 올리시며,
영혼을 구하는 현장에서,
하나님과 한 조가 되어 사역하신지 수십 년
좋은 작품을 이루어 보리라
야무지게 다무셨던 어금니는 모두 함몰되었고
어느새 깊이 패인 주름 사이로 땀이 흐르고 있군요.

여기 수건이 있습니다.
땀을 닦으세요.


바위덩어리처럼 단단하던 젊은 시절,
때로 양떼들과 뒤엉켜 서로 상하기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 날 밤이면 선잠조차 다 주무실 수 없었지요?
그 깊은 밤,
님께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엎드리곤 하셨습니다.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등뒤로 흐르는군요.

여기 수건이 있습니다.
땀을 닦으세요.



이제는 차라리 내가 부서지고
또 부서짐으로 고운 가루가 되시다
어느새
땅에 떨어져 썩어지는 한 알의 밀 되셨으므로
이제 싹이 나고.......     .
머잖아 열매를 맺겠지요?
성령의 물은 영혼 깊숙이 스며들고
하나님께서 원하신 그때를 놓치지 않으려 한 생을 달려오신
님의
주름진 목덜미엔
진액이 축축이  솟아나고 있네요.

여기 수건이 있습니다.!
땀을 닦으세요.


밤새워 그물을 던지느라 허기지던 때가 많으셨지요?
사람을 살리자는 희생이었기에,
이렇게 하여 다가온 노년은
한물 간 끝물이 아닙니다.
이제 바야흐로 원숙하게 익어갈 과실 바라며
쌓인 노고가 눈처럼 쌓이고 있습니다.

여기 수건이 있습니다.
땀을 닦으세요.



때로 헉헉거리시는 호흡이 내 안에 들리는 까닭은 늙으심 아니라
좀더 주님과 보조를 잘 맞추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일 뿐입니다.
사실 말이지
오늘만큼  하나님과 호흡이 맞았던 때도 없잖아요?
있는 힘 모두 쏟아 소진하시고
그래도 혹시 상한 영혼 없었는지
주님 앞에 서실 그 일로 인하여 땀이 납니다.


여기 수건이 있습니다.
땀을 닦으세요.


드디어 휴게실에 도달하셨군요.


이제 주님께서 일하실 차례입니다
멀리서 다가오는 나팔소리가 희미하게 들리시죠?
어디로 오는 천사일까요?
님께서 흘리신 땀방울마다 면류관에 엮어질 옥구슬이 됩니다.


여기 수건이 있습니다.
구슬처럼 뚝뚝 드는 생명이 담긴 땀을 담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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