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27 April 2015

아름다운 공식 / 노하덕칼럼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고 오직 사랑으로 종노릇하라!"

   얼마나 아름다운 공식인가!
   이런 복된 이정표를 급훈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내 가슴에 영원히 새기고픈 인생관
이었지만 담대히 삶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은 공식이기도 했다. 대학 정문을 좁은 문이라 몰
려가는 학생들에게 이 공식이 갖는 의미를 몰라 흔들릴 때가 있었다.


   누구나 그런 것처럼 의미 있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
   문제 속에 얽혀 몸부림치며 길을 헤매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교사이고 싶었는데......   .


   공부 열심히 해라.
   예수님 잘 믿고 교회에 잘 다녀라.
   성실한 사람이 되어라.
 
   이런 진부한 관념어만 잔소리 되어 허공을 맴돌다 갔다.

   그래서였을까? 김 명혁 목사님의 부르시던 날, 우리는 환호했다. 독일에 가서 공부를 해
보라. 그분의 권고는 오늘 생각해 봐도 감사하다. 하나님께서 열어주신 일로 받아들였다. 그
렇게 용감한 사람이 아닌데, 정말 용감하게 모든 것을 정리하였다. 집도 쉽게 접었다. 좋은
평 속에 안주할 수 있었던 직장도 접었다. 얼마의 퇴직금을 여비로 삼아 비행기를 타는 우
리의 마음과 몸은 하나님께서 펼쳐주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희망으로 상당히 부풀었다. 조
금의 두려움은 있었지만 새로운 공식을 찾아 나섰다. 끝까지 사랑하지 못한 제자들을 부담
으로 안은 채.

   그리고 17년이 지났다.
   아직 내놓을 만한 공식 하나 제대로 익히지 못한 채, 벌써 반백의 중년에 이르렀다.
   잘 해보고 싶었는데 지나고 보니, 하지 않았더라면 싶은 일도 적지 않다.
   하지 않았더라면 싶은 말들도 많았다. 그래 부끄럽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난, 편지 한 통을 20년 전 제자로부터 받았다
20년 전에 제가 전해준 예의 급훈을 기억하고 자기 자녀에게 그 말씀을 전해준다고 했다.
나 역시 수십 년 교육을 받았고, 그때마다 급훈을 달고 공부하였지만 그러나 그 급훈을 잘
기억할 수 없다.  근면 성실 인내 뭐 이런 관념어들을 걸어놓았던 것으로 생각될 뿐 나의
생애에 별로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런데 왜 그 학생이 지금까지 그 급훈을 기억하고 자녀를 교훈할 수 있을까?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나는 성경 말씀을 급훈으로 삼아 가르친 덕으로 지금까지 제
자들이 기억하고 찾는 교사가 된 것이다.
   오늘도 은혜 가운데 서 있는 자신을 보면서, 나의 하나님은 참 좋으신 아버지라 고백하
고 있다. 만나야 할 그분을 꼭 만나게 해주셨다. 필요한 그것으로 채워주셨다.
   누군가 말했지. '세상의 선장들은 항해가 끝나면, Good bye 하면 끝이지만 우리 하나님
은 세상 끝날 까지 함께 하신다'고 . 정말 이런 공식을 들을 때도 마음이 즐겁다.

   많은 사람들이 목회를 잘 하시는 것을 보면, 존경스럽다. 그러나 나의 목회는 하나님께
서 존경를 받아야 옳다. 종인 나는 부족한데 주인이신 하나님이 좋은 분이시라서, 좋은 목장
에서 일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참 좋으신 목자이시다. '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란 말씀이 어쩌면 그렇게 가슴에 와 닿는지 모르겠다.

   오늘도 내 앞에 온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다시 신앙구구단을 외운다
 
   먹음직하다고 하여 다 먹는 건 아니다.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사니까.
   그 나라와 그 의를 우선 구하자
   보암직하다고 하여 무조건 내것 하며 잡는 게 아니다.
   때로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다니엘과 세 친구처럼.
   탐스럽다고 하여 아무에게나 고개 숙이지 말라
   너 하나님의 사람아,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나의 뿌리다

   나의 하나님께서 오늘도 내 삶 속에서 영광을 받으셨으면 싶다.
   주님의 말씀이 나의 공식이 되고 , 그 공식을 따라 현실 문제를 풀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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