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순종이라는 걸 별로 즐거워하지 않았다.
너무 쓰고
구역질이 났으니까.
어떤 학생 단체에 있었을 때
그 단체의 지도자가 짝지어준 자매와 결혼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본적도 없고
전화 한 통 없었던 나에게
한 주일 후면 독일로부터 도착할 그 자매와 결혼하라니 말이나 되는가
싶었다.
열흘 동안 기도원에 머물며 금식기도란 걸 해보았지만
끝내 순종하지 않았고
결국 그 모임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나의 가장 사랑하는 친구는
나와 함께 받은 그 명령에 순종하여 결혼하여
선교사로 떠났다.
그리고 나 못지 않은 훌륭한 가정을 이루고
환상적인 작품을 하나님께 올려드렸다.
이성적 사고로 말하자면 세계 제일이라고 할 만한
교만한 독일 대학생들을 상대로 훌륭한 복음 사역을 펼져 갔다.
제대로 구사되지 않는 독일어 실력
신분이 목사라는 것도 아니고
경험도 풍부하지 않아
누가 보아도 어설퍼 보이는 그 높은 벽을
순종의 장대로 훌쩍 뛰어 넘곤 했다.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난
L 박사 왈
'내 생애에 이런 감동 깊은 크리스챤 가정은 처음이었다'
나는 그분의 말씀을
과찬이었다고 하고 싶지만
말씀만 하옵소서
살아가는 그 친구의 이름은 이삭이었고
가겠나이다
순종하던 그 부인은 지금도 리브가 이다.
아버지의 말씀이라면
죄와 사망의 냄새가 진동하는 이 땅이라도 내려오시고
아버지가 침묵하시면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이라도 오르시는 예수님
그분의 순종 덕분에
천국의 시민권을 얻고
영생의 복을 누리는 내 자신인데
아직도 순종해야 할 여러 순간순간에
계산하고 서 있는 자신을 문득 발견하곤 하니
어느 때나 하나님의 작품은 이루어 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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