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8 April 2015
폭포, 나이아가라와의 만남 / 노하덕칼럼
속절없이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일 뿐인데
어떻게 저토록 장엄해 보일 수 있는가!
온 몸을 다 쏟아 붓는 내리사랑 같은 건데
어디서 저 막강한 힘은 솟아오르는가!
올라가는 것만이 성공하는 길이다
생각해온 나로선
떨어질수록 빨라지고
내려갈수록 강해지고
낮아질수록 더 신이 나는
저 폭포의 힘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 이틀만 갈 길이 아닙니다.
한두 달 흐르다 말 강이 아닙니다.
아,
일 이년 추진하고 그만둘 일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알 수 없는 그 기막힌 사건
천지개벽이 있고부터
일년 열두 달
365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한번도 올라보지 못한 한은 더욱 아닙니다.
아무런 대책이 없이 떨어지는 저 강줄기를
가련하다 말하는 건 아닙니다.
얼어붙을 겨를도 없이 낮은 길로 달려왔지만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밑으로만 곤두박질쳤지만
숙명처럼 단절된 저 절망의 지점에서
이내 그는 세계적인 폭포가 되었고
위대한 힘을 내고 있으니까요.
오늘에야 난 읽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나이아가라 폭포는
십자가를 지신 그분의 겸손을 참 많이 닮았습니다.
천국을 떠나 말구유 아기로 급경사로 내려오신 일부터
소박한 갈릴리 어부들로 더불어 내려가시던 길,
때로는 죄인들의 친구로 서고
때로는 소외당한 자들의 이웃이 되시다
끝내는 십자가 지시고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운명하시던 주님을.
이제 나는
밤낮 없이
한 순간 그침 없이
숨넘어갈 듯 외치는 저 폭포의 소름끼치는 아우성을
다가갈수록 내 귀를 붙들고 고함치는 소리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야 그게 아니야
남을 짓밟고라도 올라가는 것만이
성공이 아니야
오르기 위해
나 살기 위해 몰려간 힘있는 자들
그 발 밑으로 곤두박질 치는
나이아가라 폭포
그는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다는 이들 아래
짓밟히고 소외된 장애인들의 고통소리거나
밀리고 또 밀리다 마침내 떨어지던
수백 명 대구 시민의 터친 심장소리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아직 보지 못하였지만
우리가 전해주어야 할 그 복음 듣지 못하고
경겁간에 지옥까지 떨어져 갈
그 영혼들의 아우성소리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보면,
저 폭포는 최후의 마지막 물 한 방울까지 깨어지며
우리가 다 가지 못한
온 인류의 내리막길일 수 있습니다.
주님이 오시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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