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위로가 눈물이 글썽글썽해서 나에게 말했다.
'아빠는 내 말을 듣지 않아! '
'아니 내가 네 말을 듣지 않는다니?'
컴퓨터에 조금 이상이 생겼었다.
그 해법을 찾는 중이었다.
이것저것 두들겨 가는 모습이 시간만 가지 영 시원하지 않았다.
"얘, 그만하고 저리 비켜 봐라."
내가 나서서 몇 가지를 시도해보았다.
나 역시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위로가 섭섭한 것이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를 자기가 두들겨 가며 해답을 찾고 있는데 중지시켰다는 것이었다.
자기는 몇 가지 더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제가 중지를 시켜서 못해봤다는 것이다.
나로서는 좀 황당했다. 해봐야 뻔히 안 되는 게 눈에 보여서 중지시켰는데 말이다.
그러나 위로의 생각은 달랐다. 눈물이 나올 정도로 섭섭했단다.
'나는 고칠 수 있었다. 그런데 아빠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럼, 오늘 저녁에 가서 해 봐라.'
그리고 가게에 가서 위로가 마시고 싶어하는 음료수를 사주면서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그리고 위로에게 그날 밤 위로에게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방법대로 컴퓨터를 고쳐보라고 기
회를 주었다. 물론 위로는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통해서 아빠가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는 상처는 남아 있다.
자기가 고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은 뒤로하고 말이다.
한컴사전에서 '듣다'란 단어를 찾아본다. 'To hear; to listen'만 적혀 있는 게 아니다. 'to
obey; to understand'로도 적혀 있다. 아,
'2세들이 우리 1세에게 듣지 않는다는 말은 이해해 주지 않는다는 말이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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