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8 April 2015

나를 찾아오신 그분 / 노하덕칼럼


50년 전의 내 고국은
전쟁으로 피폐한 땅이었다.
타골 정도를 제외하면 사람들은 그 나라를 노래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분은 바로 그 폐허로 나를 찾아 오셨다.

더구나 내가 살던 지역은 전라도였다.
어떤 사람들은 그곳을 문둥이들이 사는 천형의 땅이라 비웃었다.
고등학교 시절
상경하여 자취할 방을 찾던 나에게
도화동의 어떤 집주인은 그 한 이유만으로 그들과 한 지붕 아래 사는 걸 거부했다.
그러나 그 무시받는 땅에 함께 거쳐를 마련하셨다.

좀더 정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 전라도 중에서도
후진 농촌, 대촌면(大村)에서 자라났었는데
대촌 중에서도 농사꾼이 천막 치고 살았다는 마을,
농막(農幕)에서
그분은 나와 함꼐 걸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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