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8 April 2015

당신 가문에 감사 / 노하덕칼럼


2002년 겨울, 정진호 선교사님께서 토론토를 방문했습니다. 찾아오시는 선교사님이 계시면, 모시고 찾아가는 장소가 있습니다. 그곳은 게일 선교사의 생가입니다. 토론토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착실히 달리면 엘로라란 마을이 나오고, 그곳에서 북쪽으로 10킬로 쯤 가면, 알마란 마을이 나오는데 그곳에 바로 게일 선교사의 사진이 담긴 연합교회가 있고, 거기서 몇 킬로를 더 가면 그분의 생가가 나옵니다.
그러나 그날은 너무나 날씨가 나빴습니다. 눈보라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고, 바람이 무섭게 흩날려서 길은 얼음판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들은 길을 폐쇄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그 근처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세 시간이 넘어 걸렸습니다. 경찰은 몇 분만 더 가면 될 그 지점을 폐쇄하고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고생하고 찾아왔는데 그냥 돌아서기가 억울해서 다른 길을 찾기 시작했는데 다행스럽게 다른 골목길은 열려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두 차례의 경찰 통제를 벗어나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예정 시간의 몇 곱절을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여기 저기 빙판에 미끄러져 처박힌 차량을 피하며, 때로는 얼음판이 된 길 위에서 헛바퀴를 돌고 있는 차바퀴 밑에 이것저것 깔고 차를 밀면서, 때로는 차안에 둘이 앉아 합심기도를 하면서 토론토까지 돌아왔을 때는 약속 시간을  벌써 초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없이 감사했습니다. 그날 밤은 C국 교수 선교사로 떠나는 K 선교사를 환송하는 자리였습니다. 그 집에서 K 선교사님은 저에게 '조선회상'이란 책을 읽고 받은 감동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그  책을 빌려보다 아예 사는 것이 좋겠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그 책에는 100여년 전 열악한 조선 땅에 찾아와서 자신들의 생애를 다 쏟아 부은 '제임스;로제타, 셔우드 홀 선교사'의 생애가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책을 며칠동안 굶주린 사람이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그런 모양으로 그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나만 보기에 아까운 아름다운 장면을  '당신 가문에 감사를 올립니다'란 글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원고를 부탁해온 크리스챤 월드에 추수감사절 감사의 글을 부탁 받고 특히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주신 선교사님들께 감사하는 의미로 '당신 가문에 감사드립니다'란 제목으로 발표한 것입니다. 너무 감동이 된 부분은 '당신의 흉한 상처를 가려주기 위해'란 시로 표현했습니다. 이 작품은 한국일보에 발표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1 comment:

  1. https://hadukro.blogspot.com/2020/02/blog-post_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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