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27 April 2015

'괜한 말씀을 하시는구나.' / 노하덕칼럼


공항에 도착한 손님 한 분을 태우고 그 슉소를 향한다.
아는 분의 친구라 하니 반갑다.
바쁜 목사가 마중 나온 것이 미안해서였을까?
"목사님, 이곳에 있는 동안 목사님 교회 잘 나갈께요."
묻지 않은 말을 한다.
'괜한 말씀을 하시는구나.'
공항에 나온 까닭은 아는 분의 친구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오는 것이 편해서 나왔다.
우리 교회에는 절대 나오지 않겠습니다.
하는 말보다야 훨씬 듣기 좋지만
교회 나오라는 조건부로 나온 것은 아니다.

모 교수가 생각난다.
그가 이민을 온다고 선발대로 토론토를 방문했다.
여러 교우가 나서서  그를 위해 수고하였다.
열흘이 넘게 숙식을 제공했다.
그분과 함께 제임스 가든을 거닐며 꿈을 나누던 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분이 이민을 온 후에도
어떤 장로님은 휴가 기간을 그 가정 정착을 위해 온통 썼다.
집 얻는 일, 차 사는 일, 집보증, 학교 입학, 하다 못해 시장보는 일까지.
서울 유명한 교회에서 계시다 온 분이요
젊은 교수님, 말씀마다 옳은 말씀만 하시니 기대도 컸었나 보다.

그러나 그 가정은 몇달간 의리(?)를 지키고
이것도 교회냐는 듯이 다른 교회로 옮겼다.
우리 교회같이 이상적인 교회가 세상에 어디있으랴 자부심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
들의 가슴에 아픔만 남긴 채......   .

오늘도 이분이 교수님으로 일하실 분이라 말을 하니 가슴이 철렁 한다.

몇 주일 후, 아니나 다를까?
두세 번 모습을 보이던 예비 교수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그 친구에게  안부를 묻는다. "무슨 일 있어?" 우리 집 가까운 교회에 나가요.
그곳에서 아는 분이 차로 모시러 와요. 내 속마음을 알리 없는 그 자매는 쉽게 말한다.
' 잘됐네.' 답은 쉽게 말했지만
또다시 허약한 지성의 설탕 발린 말에 휘둘린 아픔이 되살아난다.
'괜한 말씀을 하셨구나.'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