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30 April 2015

원주민 선교 / 노하덕칼럼


원주민 마을에 드나들기도 십일 년,
십 년이 넘게 드나들었다고 하니 뭐 대단한 일 했느냐 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그저 해마다 한두 차례 시간을 내어 다녀왔을 뿐이다.

원주민 마을이 어디에 있다더라 해서 궁뭄한 마음에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어떤 원주민 사역자가 잘 한다더라 해서 만나러 가보기도 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식사를 하고 교회에서 준비한 얼마의 격려금을 전하기도 했다.
'장하십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2세 청소년들이 원주민 어린이들을 위해 성경캠프를 하겠다고 해서 운전사 겸 해서 다녀오기도 했다.
좋은 영화가 있어서 그들과 함께 보기도 했다.

무슨 철학이나 선교에 투철한 신념이 있어서라 한다면 당혹스럽다.
그러나 그들에게 무슨 이익을 얻자고 찾아 간 것도 아니다.
그냥 원주민이니까 찾아갔을 뿐
우리와 생긴 모양도 비슷하니 먼 형제 정도라 생각했다.
그래도 그 많은 시간과 기름 값을 탕진하면서 수십 번을 오갈 정도로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있다.
비록 그들이 연약하지만 형제라는 생각 때문이다.

아버지가 여러 형제를 두었는데
어떤 자녀가 너무 사는 모습이 안됐다.
술과 마약과 담배와 성적 타락으로 망가져 간다.
그런데 좀 믿음이 있고 건강한 자녀가 그 망가진 형제를 기억한다,
아버지는 그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안된 자녀를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으시겠지......   .
하지만 그냥 찾아가 함께 있어주고
초대하여 밥 한 그릇 함께 먹고
함께 찬양하고 춤추는 밤을 지내는 날을 갖는다면
아버지는 그 자녀를 기뻐하시겠지.
뭐 이런 정도의 생각에서다.

금년 여름에 찾아간 원주민 마을은 MATAGAMI란 마을이다.
철이 든 학생들 8명과 기꺼이 차량과 운전사를 자원해주신 김영해 목사님
원주민 마을에 함께 가보고 싶어하시던 안병한 목사님
박웅희 목사님과 세 명의 새빛 교회 청년들
그리고 한국에서 방문중이신 땅굴 간증을 가지신 안 목사님
이렇게 16명이 장도에 올랐다.
장도라 함은 왕복 3천리 길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 원주민 마을엔 이미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형제들이 있었다.
해밀톤 한인연합교회 김용식 목사님과 교우 여러분들이다.
30년 교회 역사에 적지 않은 풍랑을 잘도 이겨내고 70명의 교우들이 똘똘 뭉쳐 원주민 마을을 섬기고 있었다. 매달 그곳 교회 사역자의 사례비 일부를 후원하고 있다는 말은 벌써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원주민 형제들에게 교회의 전력을 쏟아 붓고 있을 줄은 미쳐 모르던 바였다. 부엌에서 음식을 짓는 10여명의 여성도님들의 모습 속에는 활기와 기쁨이 넘쳐나고 있었다. 16명의 불청객들이 찾아왔으니 짜증이 날만도 한데, 반갑게 맞아 따뜻하게 먹여주고, 잠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 교회가 축복을 받은 교회로구나' 하는 마음이 밀려왔다.

이번엔 뭐하다 돌아왔느냐고 하면 좀 망설여진다.
역시 별로 내놓을 일이 없어서다.
원주민 형제 집에 여기저기 흩어진 쓰레기를 줍는 일부터 시작하여
교회당 뜰에 나무 한 그루 없는 것을 좀 허하게 느낀 분들이 식수를 해주는 곁에 서서 삽질 몇 번을 해 보았다.
원주민들과 어울려 함께 운동을 하고
밤이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아침에는 저들을 위해 기도를 드리고
끼니때가 오면, 함께 식사를 하고
틈틈이 저들과 함께 대화를 하고
함께 찬양을 하고
함께 드라마도 보고
흥이 넘치는 사람들은 함께 춤도 추고
며칠 동안 그렇게 지내다 왔다.

우리는 3천리를 다녀온 것만으로 굉장히 많은 여행이다 싶은데
한국에서 오신 분들도 12명이나 되었다.
대부분 경기도 사능교회에서 오신 분들인데
그분들은 기도와 드라마와 워십 찬양을 잘 준비해 오셨다.
한 번 그들에게 공연하고 돌아가시는 것이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어
우리 교회에 오실 수 있느냐 했더니 수요일에 시간이 좋다고 하여서 함께 은혜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일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원주민 선교에 깊이 헌신하신 오승탁 장로님 내외분이 계신다.
그리고 원주민들을 사랑하는 우리 하나님이 계신다.
먼 하늘을 바라보는 원주민들의 눈 속에 맺힌 눈물을 보고 계시는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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