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중고등부 모임을 마치고 나오는 아들 위로의 인사가 90도다.
'아, 위로가 이 모임에서 은혜를 받았구나!'
은혜를 체험하면 고개가 숙여진다. 은혜를 체험하면, 허리가 굽어진다. 겸손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돌아오는 길에 위로가 한 마디 한다.
"아빠,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나는 들림을 받을 수 있을까요?"
"너 예수님께서 너를 위해 죽으신 사실을 믿지 않니?"
"믿지요."
"그렇지만, 내가 가진 믿음이란 것이 무엇인지 좀더 깊이 생각해보아야겠어요."
이 사랑하는 아들에게 나는 무엇을 말해주어야 하나?
여기 한 젊은이가 있다. 그는 좋은 집에 살고 있다. 그는 좋은 옷을 입고 있다. 좋은 음식을 차린 상에서 먹고 지낸다. 사람들은 그를 부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사실 그는 모 기업체 회장님께 6천만 달러나 되는 큰 빚을 지고 있다. 그는 이 빚을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2년 동안 최선을 다해 50,000달러의 돈을 모았다. 정말 기뻤다. 그 돈을 들고 주인을 찾아간다. 그리고 주인에게 말한다.
"회장님, 지난 2년 동안 회장님의 빚을 갚기 위해 불철주야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이만큼 돈을 모았습니다. 이 돈으로 왕께 진 빚을 갚고자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요?"
회장님은 그 젊은이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말한다.
"자네 정성이 참으로 지극하구먼. 그렇지만 자네가 갚아야 할 빚은 6천만 달러네. 그런데 자네는 5만 달러를 갚았으니 5,995만 달러가 남았네. 그러니 자네 힘으로는 일 백 번을 죽었다 살아나도 나에게 진 빚, 6,000만 달러를 다 갚을 수는 없겠네. 그러나 자네가 꼭 자네 힘으로 내 빚을 갚고 싶다면 해답을 한 가지 말해주겠네. 자네 가진 재산이 얼마가 되나?"
'10만 달러쯤 됩니다."
"그 재산을 다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주게. 그래도 자네가 내게 갚아야 할 빚은 5,985만 달러가 남는구먼. 이자를 전혀 계산하지 않더라도 말일세. 만일 자네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를 준다면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을 지킨 셈이네. 그러고도 남은 빚을 더 갚고 싶다면, 자네는 내게 와서 일평생 내 회사에서 일하며 비서로 나를 위해 일하게. 그러면 내가 자네를 빚이 없는 사람으로 인정해 주겠네."
그 젊은이는 슬펐다. 그것은 불가능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가진 재산을 팔아 은행에 넣어두라는 것도 아니고, 가난한 자에게 다 주어버리라니, 그리고 평생 종노릇하며 살라니 될 법이나 한 일인가? 그 회장의 말씀대로 실천할 수가 없었기에 슬펐다. 그렇다고 자신의 힘으로는 절대로 그 빚을 다 갚을 길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또한 슬펐다.
뒤돌아 오는 그의 눈에 비만한 닭 한 마리가 창공을 향해 솟아오르다가 이내 땅으로 내려앉는 모습이 보였다.
'왜 저 닭은 도요새처럼 힘차게 창공을 날 수 없을까? 닭은 도요새보다 날개도 훨씬 큰데.'
가진 재산이 많아 얼른 포기할 수 없어 세상으로 돌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몸이 무거워 이내 땅에 주저앉고 마는 닭의 모습과 겹쳐지고 있었다.
'사람이 천하를 얻고도 생명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나의 모든 선한 노력도 내 힘으로 빚을 갚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구나.'
그에게 답이 열리고 있었다. '내가 부모님께 진 빚만 갚으려 하여도 불가능한 일인데 무엇으로 하나님께 진 빚을 내 힘으로 갚고, 또 그 대가로 영생까지 얻는다는 말인가? 주님 앞에서 내가 행한 선을 가지고 영생을 얻으려는 계산은 아예 하지 말아야지.'
영생은 선한 일을 행한 자에게 주는 상급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만 주실 수 있는 선물이다. 살아 계신 부모의 자녀에게 생명이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처럼, 살아 계신 주님 안에서 거듭난 자녀에게 하나님께서는 영생을 선물로 주시길 원하신다.
2천년 전, 하나님께서 내 구원을 위해 갈보리 산 위에서 놀라운 일을 행하실 때, 나는 무엇을 행하였나?
주님께서 나에게 영생을 주시려고 사랑하는 외아들을 산 제물로 내어놓으실 때, 나는 주님의 이마에서 흐르는 땀방울 한 번 닦아드린 적 없다. 타는 목마름으로 주님께서 '엘리 엘리 라마 사닥다니'를 외치실 때, 물 한 방울로 그분의 혀에 적셔드리지 못했다. 주님은 나의 빚을 갚기 위해 온 몸을 찢기시고 피를 다 쏟으실 때, 나는 정말이지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 때, 존재도 없었으니까.
하나님의 그 놀라운 사랑 속에 태어났을지라도, 나는 죄를 지었을 뿐이고, 연약했을 뿐이고, 경건치 못한 삶을 살았을 뿐이다.
주님께서 외아들을 내어 주심으로 일만 달란트를 대신 지불해주시고, 나에게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을 갖게 하신 것은 하나님만 행하신 한량없는 은혜였다.
나는 일만 달란트짜리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을 소중히 품에 간직하고, 그 사실을 감사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자. 내 주변의 500데나리온 빚진 자가 있으면, 그들의 멱살을 잡으려 하지 말고, 주님께서 나를 용서하신 것처럼 나도 용서하면서 살자.
'사실 나도 일만 달란트를 빚졌던 자인데 왕께서 내 빚을 대신 지불해 주었다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자네에게 500데나리온을 빚을 기어이 받겠다고 자네의 멱살을 잡을 수 있겠나?'
이렇게 용서하면서 살아야지.
사랑하는 아들아,
네 홀로 힘쓰고 애써서 저 높은 하나님 나라까지 오르려 하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를 너의 삶에 주님으로 모셔들여라. 그분이 너를 안아 천국으로 들어 올리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너를 위해 2천년 전에 준비해두신 선물, 영생을 받아들여라.
네가 잘 암송하고 있는 요3:16에는 이런 말씀이 있단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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