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따라 걷다보면, 때로 그 시대에 찬연히 빛난 거인을 만난다.
도대체 누가 이런 이토록 아름다운 거인을 만들었을까?
물론 하나님이시다.
거인은 되자고 해서 되는 일이다.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와 사랑 속에서 자라게 마련이다.
당대 최고의 궁중 교육으로 무장된 불혹의 나이에, 모세는 거인 될 꿈을 안고 일어났다. 동족을 구원하리라 열정을 갖고 일어났다. 하지만 거인이길 원했던 그의 꿈은 살인자란 오명만 남겼다. 누가 봐도 소인인 채로 쓸쓸히 미디안 광야로 숨어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광야로 모세를 찾아오셨다. 그리고 그를 구원의 도구로 부르셨다. 한 사람도 구원할 수 없던 그였지만, 그는 이내 200만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키는 거인 되었다.
그러고보면 거인은 하나님이 만드신다.
갈릴리 바다의 어부들을 크게 본 사람들은 없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하며 살다 죽어갈 소인들이었다.
그러나 주님께서 그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셨을 때, 그들은 거인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부활의 권능을 입은 영적 거인이 되었다.
거인은 하나님이 만드신다.
유대인들이 버린 막달라 마리아, 그 외롭고 비천한 여인은 예수님을 만난 후, 거인으로 변화되었다.
늘 목이 마르던 수가성 여인은 예수님을 만난 후, 영적으로 버려진 사마리아 사람들을 복음화시키는 영적 거인이 되었다.
소외된 그늘 인생 가운데서 거인을 만드시는 하나님은 참으로 놀라운 분이시다.
마가는 거인 되길 원했다. 사도 바울은 그를 동역자로 삼아 함께 선교지로 떠났다. 그러나 마가는 여행 중,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소인이었다. 믿음의 거장 바울도 마가를 포기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바울이 버린 마가를 거인으로 키우셨다. 바울이 훗날 옥중에서 마가를 데려오라 편지에 쓸 만큼 소중한 거인이 되었다.
이렇게 보면, 거인 만드는 일은 하나님의 일이다. 오직 하나님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이다.
둘
그러나 거인은 희생을 통해서 열매를 맺는다.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났다. 큰불이었다. 불이 건물 2,3층으로 옮겨 붙고 있었다. 4층 위쪽에 사는 사람들은 타오르는 불로 길이 막혔다. 아직 피신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4층에 세 아이를 돌보고 있던 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아이들은 어렸다. 아버지는 불을 피해 옆집 아파트 베란다로 뛰어 넘어갔다. 마침 옆집 베란다와의 거리는 불과 1미터였다. 그러나 아버지가 뛸 수 있는 거리를 아이들은 뛸 수 없었다. 아버지는 아이들이 동동거리고 있는 자기 집 창문을 붙들고 엎드렸다. 두 집을 잇는 다리가 되었다.
"얘들아, 빨리 아버지 등을 타고 건너라"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아버지의 등을 타고 건넜다. 세 아이가 모두 건넜다. 아버지가 일어서려는 순간 기둥이 무너지면서 집이 내려앉았다. 아버지도 함께 떨어졌다.
셋
토론토 영락 교회 이석환 목사님께서 오늘 아침, 하나님께 부름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큰 사람이 높은 곳으로 가셨다. 그러나 참 놀랍고 큰 충격이다. 그릇도 크고, 마음도 넓은 , 그래서 꼭 우리 곁에 있어야 할 분인데, 내가 보기엔 우리 중 가장 오래 남아서 쓰임을 받으셔야 할 분인데, 이렇게 급히 가시니 마음이 참 아프다.
영락 교회 이석환 목사님을 먼저 보내고 이런 거인이 생각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체구도 거인이 아니고, 연륜도 너무 젊으신 분인데, 그분이 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거인을 생각하게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분이 큰 교회의 담임을 하신 분이기 때문은 아니다. 그분을 만나 온 지난 10여 년, 이 목사님으로 인하여 몇 차례 점심을 접대 받은 일 때문도 아니다.
만날 때마다 그분께 받은 사랑이 컸기 때문이고, 마음이 참 넓었다는 추억 때문이다. 이목사님께서 희생을 통해 영락 교회 교우들을 섬겼고, 토론토 교계와 하나님의 나라를 섬겼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는 큰 사람이었다. 마음이 컸고, 그릇이 큰 사람이었다.
영락교회 하면 한국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님만 거인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토론토에는 거인 이석환 목사님이 계셨음을 알리고 싶다. 고난 절을 앞두고 부름 받은 하나님의 뜻을 기리고 싶다.
그분이 섬기던 토론토 영락 교회와 이석환 목사님의 유족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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