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9 April 2015

지울 게 있고 그릴 게 있다 / 노하덕칼럼



   컴퓨터에 담긴 내용을 인쇄하다가, 실수할 때가 있습니다. 한 페이지만 인쇄하면 되는데, 문서전체를 인쇄하도록 확인을 클릭할 때입니다. 그 때는 문서 전체가 인쇄되어 나옵니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작을 때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수십, 수백 페이지에 달할 때, 그 암담함이라니.....  . 요즈음 프린터 잉크가 좀 비쌉니까?
   이런 때, 저는 더 필요하지 않는 내용이  인쇄되어 나오지 않도록 지우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일단 프린터에서 전원을 차단합니다. 그 다음 컴퓨터 프로그램 안에 있는 프린터를 열지요. 그 다음 그 안에 입력되어 있는 인쇄 내용을 모두 지웁니다. 그런 다음 프린터를 다시 켜게 되면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우리 인생 안에서도 지워져야 할, 잘못 입력되어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 인생을 얼마나 허비하게 하며, 얼마나 난감하게 하는 지 모릅니다. 깨끗이 지워버리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곽 선희 목사님 글을 읽으니까 우리 한국 기독교사에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서울 연동 교회에서 장로투표를 했는데, 백정이던 사람이 장로에 피택되었습니다.
당시 백정이면 상민 중에 상민인데 장로에 피택됐습니다. 얼마나 축하할 일입니까?
얼마나 신앙 인품이 뛰어났으면, 양반이 가득했던 그 연동교회에서 그 많은 양반들 제껴 놓고 장로로 피택되었겠습니까?
정말 기독교가 대단하지요. 멋있지요. 전통 사회에서는 흉내조차 못 낼 일이었지요.
그런데 그 경하할 일을 이루어 놓고도 교회가 두 동강이 나버렸습니다.
이미 자리잡고 있던 양반 장로님들이 일어나 연동교회를 뛰쳐나가 버렸습니다.
`양반이 체통이 있지 어떻게 백정과 당회를 같이 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었지요.
그리하여 세운 교회가 윤 보선 대통령이 몸담았던 남대문 교회입니다. `양반이 어떻게 상놈과 당회를 같이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유교적 묵은 잣대로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조선 땅을 울리는 생명의 진리를 묵살해버린 것입니다.
새로운 피조물로 살아야할 양반들이 옛 사람으로 행동하고 말았습니다.
저들은 옛 사람에 속한 행실들을 그리스도의 보혈로 깨끗이 지웠어야 했습니다.

   살다보면, 부부싸움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위험한 순간에 이혼이란 단어를 함부로 남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혼은 하나님의 작품이 입니다. 하나님께서 남편을 준비하셨고, 하나님께서 아내를 준비하셔서 한 부부가 되게 하셔서 그 부부 안에서 크고 비밀한 일을 이루어 가실 계획이 있으십니다.  그러므로 살다가 어려운 일이 닥치면 조개가 입안에 들어온 모래를 진주로 바꾸어 가듯 인내와 기도로 좋은 답을 찾아가야 합니다. 이 세상이 막가다 보니 한국도 이혼율이 50%를 넘어간다 하지만, 이혼은 사람의 일입니다. 우리 머리 속에 입력되어 있는 이혼이란 개념을 깨끗이 지워버려야 합니다.

   '와플 같은 남자와 스파게티같은 여자'(빌과 팸 파렐 부부)란 책에 이런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이혼하기로 결심한 여인이 마지막으로 한 현자를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냥 이혼할 수 없었습니다. 남편을 엄청나게 고통스럽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현자에게 남편을 정말 아프게 한 후 이혼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현자는 그녀에게 좋은 답을 주었습니다.
   "당신 남편을 두 달 간 온 몸과 정성을 다해 사랑하세요. 그래서 남편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으십시오. 그리고 남편이 당신으로 인하여 사랑과 만족을 느낄 때, 이혼 서류를 내미세요. 그럼 부군의 마음이 찢어질 것입니다."
과연 그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몇 달 뒤, 그녀가 그 현인을 찾아와서 말했습니다.
   "더 이상 이혼 서류가 필요 없어요. 우리는 지금 두 번째 신혼여행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우리의 결혼 생활에서 불행이 느껴질 때, 이혼을 해답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상대가 아직 소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고, 그와 함께 어떻게 하나님의 작품을 만들 것인가를 연구하고 기도하십시오.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답으로 여러분의 생애를 채우실 것입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